2018. 1. 24.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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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 수술 9일전 저녁, 저녁을 차리는 중에 갑자기 갈색 냉 같은 이슬을 보았다. 빈이때는 이슬이 나오고 다음 날 양수가 터져 급히 유도분만을 했었는데, 그때와 꼭 같은 이슬이 비치니 갑자기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패닉 상태. 급히 출산을 하게 되면 빈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어머니께 급히 연락드려 일찍 와주시길 부탁 드렸다. 그날 밤은 가진통 및 수축으로 몇번씩 깼으나 오랜만에 푹 깊이 잠든 밤.

다음날 부터 봄이에게 아직은 아니라고 태담을 열심히 하며 이틀을 버티고 드디어 시부모님께서 도착하니 이제서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 : ) 하지만 되도록 38주는 넘기자며 조금 더 버텨보기로 한다. 

11월 10일 오후에 모두 장보러 간사이 집정리를 하고, 빨래를 하고 출산 가방을 싸고 친구에게 줄 기저귀 케이크도 준비. 왠지 수축이 좀 준 느낌이다. 아기는 많이 내려와서 가슴 손바닥 하나 정도 밑에 아이 엉덩이가 만져졌고, 분홍빛 이슬이 비추었다. 

11월 11일 토요일 새벽, 생리통 같은 가진통이 시작되고 4시 넘어 10분 간격이길래 샤워를 급히 하고 병원에 갈 준비를 하였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진통이 줄어든거 같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자고 일어나니 진통이 사라졌다. 11시에 예약되어 있던 병원 정기 검진을 갔더니, 자궁 경부 길이는 4센치나 되었고, 수술날 까지 잘 버텨보시자며 내진은 깊이 하지 않으시고, 양수가 새는지만 체크해주셨다.

그렇게 이슬이 비치고 8일을 더 버틴 후, 예정일 하루전날, 정기검진을 갔다. 선생님께서 내진을 해보시더니, 2센티 정도 열렸는데 아직 아이가 동동 떠있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첫째때 유도분만이 실패하고 응급 제왕을 한 상황이 어떤지 모르시겠지만, 아마도 그때도 지금처럼 아이가 자궁 아래로 잘 자리를 못잡는(어떠한 이유로 골반에 아이 머리가 잘 내려오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짐작하셨다. 

11월 16일, 응급 제왕이었던 빈이 때와는 달리, 첫째를 돌보고 유유히 걸어서 수술 준비실로 들어갔다. 빈이때는 아무것도 모르던 때라 겁도 없고 그저 진행되는 대로 맡기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둘째때는 뭔가 더 긴장되는 느낌. 특히 수술실에 혼자 들어가 하반신마취를 할때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덜덜 떨리기까지 했다. 담당 선생님께서 긴장하지 않도록 옆에서 설명도 해주시고 어깨도 잡아주셔서 되도록 움직이지 않도록 새우등을 하고 앉아 있었는데,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았던 듯.

드디어 통증은 없으나 압박감은 느껴지는 상태로 수술이 진행되었다. 예전에는 진통을 모두 겪고 푸시를 하다가 수술을 했기에 절개 위치가 매우 아래였으나, 지금은 아이가 매우 위에 있는 상황. 선생님께서 애가 위에 있다고 하는 말씀과 함께 30분 가까이 아이를 빼내려고 애쓰셨고, 몸이 흔들 흔들 낑낑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봄이가 태어났다. 빈이때와 달리 남편은 울지 않고 나도 봄이가 왔을때 제 정신으로 봄이에게 뽀뽀를 해줄수 있었으며 하루종일 양치를 안했는데 뽀뽀해도 되나 라는 쓸데없는 걱정도 하지 않았다. 그후 봄이를 데리고 남편은 회복실로 내려가고, 혼자 후처지로 30여분의 시간을 보내는 수술실은 왠지 조금 심심하고 무서웠다. 1년동안 많이 의지했던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버티게 해준 수술 시간. 선생님께서 다행히 유착도 없고 태반도 잘 분리가 되었다고 하셨다. 


빈이는 모든 피검사가 다 통과 통과 하고, 비록 조산기는 있었지만 임신 기간에 몸은 가벼웠었으나 출산은 엄청난 난산이었고,
봄이는 피검사 할때마다 모두 재검 재검, 게다가 초반엔 전친태반에 중기이후 임당까지, 임신기간은 너무나 어려웠으나 출산은 예정대로 진행이 되어 둘이 참 같은 수술인데 느낌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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